화요일, 9월 22, 2020
Home Webzine Audio World 그녀를 생각 하기만해도 가슴이 떨린다. 그녀의 이름은 앰프와 스피커

그녀를 생각 하기만해도 가슴이 떨린다. 그녀의 이름은 앰프와 스피커

 

 

 

글: 이덕일

사진: 이명숙

 

바이올린의 연주가 너무 급박해서 숨을 쉴 수가 없다. 거침없이 그어대는 바이올린 소리는 공간을 가로 지르며 내 귀에 닿자마자 물방울이 떨어지듯 부서진다. 연주자의 가파른 숨소리, 활을 가르는 손의 움직임, 허공에 정확하게 그려지는 관현악단의 연주 그리고 그 순간에 감히 내 뱉지도 못하고 숨을 죽이고 있는 나의 답답함이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다. 앉아서 눈을 감기도 하고, 소리를 내야 하지만 이제는 그의 존재가 없어져버린 스피커를 뚫어지게 보기도 하며 음악이 최고조에 이를 때는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적어도 3-40분을 꼼짝 않고 앉아서 이렇게 음악을 듣는 이들을 오디오파일이라고 부른다.

 

어른들이 집안 말아먹는 취미를 얘기할 때 사진 그리고 오디오를 항상 일컫는다. 사진기든 오디오든 장만하는데 드는 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사실 그 보다는 이상하게도 기계를 자꾸 바꾸는 습관 때문이라는게 더 맞는 말이다. 그래서 오디오파일이면 누구이든 현재의 오디오시스템을 갖추기까지의 이력(얼마나 다른 기계를 바꾸어 왔는지)을 듣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 이기도 하다. 거의 무용담 수준인 이들의 이야기에서 아내의 감시를 어떤 전략과 용기로 그리고 대담성과 지혜로 피해 왔는지를 공유하는 부분을 얘기할 때는 절정에 이른다. 그 중에는 아내를 오디오 파일로 아예 끌어들이는 대담한 자도 있고 어떤 이들은 싫다는데도 아내를 위해 사 준다는 간 큰 자들도 있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자들이다. 그런 걸 아내들이 모를 리 없다. 알면서도 모르는 채 하는 것을 남자들은 자기들끼리 얘기할 때 이를 얼마나 통쾌해 하는지 모른다. 바보들……

 

많은 오디오파일이 그렇듯이 나도 바쁜 일상 때문에 3-40분을 들을 수는 없다. 단 10분을 듣더라도 시끄럽지 않은 (좋지 않은 오디오에서 나는 소리) 고운 음악을 즐기기 위해 이 취미를 떨칠 수 없는 것이다. 난 오디오 파일이다. 가난한 오디오파일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적은 예산으로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 많은 연구를 했다.

 

한국에 있을 때 음향전문가인 지인이 추천한 오디오 시스템을 구입하였고 그 시스템을 그대로 이민 올 때 갖고 왔다. 바로 영국제 LINN(파워와 프리앰프)과 옛 명성을 지닌 영국제 셀레스쳔 디톤 4 스피커의 조합이 그 시스템이다. 현재 나의 시스템은 그 이외에 미국산 다이나코 ST70 진공관 앰프와 프리앰프를 영국제 탄노이 옥스포드 스피커를 연결하여 듣고 있다. 별도로 사무실에는 Rotel(파워와 프리앰프)을 영국제 Castle사의 Iris스피커와 영국제 빈티지 스피커인 굿맨스의 매그넘 스피커를 물려 짬 있을 때 듣는다. 이외에 영화를 볼 때는 일본제 나카미시 홈 시어터 앰프와 5개의 (한국의 평국전자의 스피커 1조-내 목까지 오는 대형 스피커이다-와 내가 자작한 스피커 1조 그리고 우퍼를 포함한) 스피커를 갖추고 있다. 결국 3조의 하이파이 시스템과 1개의 홈 시어터 시스템이 있는 셈이다. 일반인은 뭐가 이리 많냐고 할지 모르지만 전문가들끼리는 이 정도의 조합이라면 그저 소박한 (저렴한) 조합이라고 한다.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미는 수준이다. 하지만 난 가격으로만 따지는 오디오파일은 무시한다. 왜냐하면 어느 부분은 제품의 품질이 아닌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비싼 기계의 음보다 싼 가격의 조합으로 훨씬 더 낳은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수준만 되면 음의 차이란 거의 구별할 수 없는 정도의 차이로 엄청난 가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소박한- 어떤 이들의 기준으로는 사치스럽기 이를 데 없는- 나의 시스템으로 대부분 클래식과 재즈를 듣는다. 가끔 고향이 그리울 때나 차를 마실 때는 국악 연주를 듣는데 바로 내 앞에서 가야금을 뜯는 것으로 느낄 정도이어서 내 시스템에서 나오는 국악은 그만이다.

 

캐나다는 (특히 동부) 세계적인 오디오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이 꽤 있다. Energy(스피커), Focus Audio(스피커), Mirage(스피커), PSB(스피커), Totem Acoustic (스피커), Bryston (앰프), Classe Audio(앰프), Sonic Frontiers (앰프) 등은 한국에도 잘 알려진 회사들이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밴쿠버는 한국하고 비교하면 오디오 시장은 엉망이다. 아주 수요층이 적다. 특히 전문 오디오 제품을 파는 곳이 몇 안 된다. 대부분 퓨쳐 샵이나 베스트 바이등에서 파는 제품은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제품이지 조금이라도 오디오 세계로 입문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오디오 시스템을 이런 곳에서 구매하진 않는다. 한인 이민자들 중에는 이런 오디오파일이 꽤 된다는 주변의 얘기를 들을 때면 오디오파일 단체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무튼 이들에게 내가 발견한 오디오 보물창고를 공개하고자 한다. 이 대단한 (?) 발견은 나의 이민 생활 10년 만에 접한 기쁜 행사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을 정도이다. 내가 이곳을 처음 발견하고 사전 가격답사를 하려고 방문하였을 때 나의 생각은 “가격을 더 올려도 되겠는데.”였다. 세상에 물건 사러 간 사람이 가격을 보고 싸다고 느끼면 어떤 현상이 나겠는가?

 

산다 (정신 없이).

 

이 곳의 이름은 Innovative Audio이다. www.iavscanada.com  Gord와 Diane 부부가 운영하는데 최근에 써리에 있는 산업단지의 현 주소로 이사했다. 더 큰 공간을 이용할 수 있어 오디오제품을 보관하고 전시하기가 훨씬 쉬워 졌다고 한다. 상점의 전시공간은 사실 얼마 되지 않고 그 뒤와 2층에는 엄청난 창고가 있다. 뒤에는 오디오제품을 수리하는 사무실이 따로 있으며 전시하고 있지 않지만 당장이라도 출고 가능한 제품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2층은 진공관 제품을 전시하고 테스트하는 사무실로 쓰인다. 그 곳에는 고급 오디오에 쓰는 진공관과 구하기 힘든 지름이 큰 유명 스피커 유닛들이 즐비하다.

 

우선 이 곳의 제품은 최신품보다는 중고품이 많다. 특히 빈티지라고 하는 옛 오디오 제품이 많다. 많은 오디오파일이 빈티지를 선호하는데 (옛 제품 중에 특히 잘 만들어서 인기 있는 제품들이 있어 특정 제품을 이용하는 사람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동호회가 있기도 하다.) 음을 재현하는 수준이 최근의 예쁘게 생기기만한(?) 오디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음이 따뜻하고 기계적 성능이 높다. 이런 제품들을 이곳에서는 ebay 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Gord가9살 때 아버지 (John)의 파이어니어 리시버 앰프(라디오까지 나오는 앰프)를 갖고 놀다가 완전히 분해해 버렸다고 한다. 그는 아직까지도 그 앰프를 보관하여 왔는데 얼마 전 그 파이어니어 앰프와 딸려 판매 되었던 마이크를 확보하였다면서 “완벽하게 수리해서 아버지 집에 예쁘게 다시 설치해 드릴 겁니다.”고 Gord는 말한다. 그의 어릴 적 전자제품에 대한 열정은 빈티지 오디오를 수집하는 취미를 갖게 되었고 이젠 그의 직업이 되어버렸다. 전시된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자 하면 그의 열정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다. 빈티지 오디오 애찬론에다가 그 제품을 만든 회사의 역사를 듣게 될 수 있다.  시간이 많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될 수 있으면 질문을 않는 게 좋다.

 

Innovative Audio에는 우리 한국인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식이 있다. 바로 뒤 사무실의 오디오 수리 센터는 한국인 이민자인 윤희수 (Eddy Yun)씨가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원래 음향전공자이고 벨기에 일본등의 최첨단 음향/영상/시물레이션 회사의 기술자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윤씨 (여기서는 에디라고 부른다.)는 원래5년 전 토론토로 랜딩 하였는데 너무 춥고 평소 산을 좋아하는 그는 결국 아름다운 산이 있는 밴쿠버로 왔다. 그의 실력은 이미 장안에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빈티지는 물론이고 신 기술의 음향기기를 두루 경험이 있으니 Gord 부부는 귀인을 만난 셈이다.

 

인터뷰하는 날도 나는 인터뷰는 어떻게 끝냈는지도 모르고 전시되어 있는 오디오 기기를 보는데 정신이 팔려 있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Gord를 보니 사진을 찍기 위해 AR 스피커의 먼지를 떠는데 행여 스피커 에지가 다칠까 손가락을 떨어 가면서 조심스레 스피커 유닛 주위를 모두 테이프로 붙이는 것이었다. “먼지를 떨다가 스피커 에지나 연결 단자에 먼지 한 톨이라도 들어가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의 기기사랑은 이 정도이니 중증인 나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오디오파일의 기기를 다루는 사람은 적어도 이 정도의 오디오 사랑을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야 아무래도 기계를 잘 모르는 우리 같은 사람이 안심하고 기기를 살수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빈티지라면 더욱 그렇다.

 

그날 나는 유난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턴테이블 하나를 점 찍어두고 왔다. 나의 새 애인이 생긴 것이다. 그녀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하다. 내가 다시 갈 때까지 남의 눈에 띄지 말아야 할 텐데……

 

 

AR LST 2 스피커

 

AR(Acoustic Research) 사가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걸작으로서 전설적인 무지향성 스피커. 독특한 스타일과 디자인으로 넓은 지향각을 가진 무지향성 타입의 모델로 마치 실재 공연현장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리얼리티가 넘치는 사운드의 극치를 들려준다.

AR 특유의 돔형 미드레인지와 돔트위터를 개당 6개를 다수 채용하여 공간간 재생력이 탁월한 넓은 음장감으로 클래식이나 재즈 등 모든 장르에 어울리는AR에서도 인기 있는 모델이다. 

현대 하이엔드의 주류인 마크레빈슨의 첼로스피커인 프로아마티 스피커가 AR LST 2의 설계기법과 디자인을 계승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갖춘 진정한 명기. $2,750

 

매킨토시(McIntosh) 인티앰프 MA6900

 

엄청나게 무겁다. (34kg) 오디오파일 사이에서 우스개 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기기를 잘 모르겠거든 무게를 달아보고 결정하라는 말이 있다. 무거운 게 좋다는 말이다. 영국에서 발행하는 유명 오디오파일 전문지인WHAT HI★Fi의 2003년 5월호는 매킨토시(McIntosh) 인티앰프 MA6900를 분석한 기사에서 모든 분야에서 (음징/성능/총평가) 최고 점수인 별 5개를 주었다. 그 권위 있는 잡지는 이렇게 평가 하였다. <MA6900은 매우 유용한 기능과 훌륭한 사운드를 모두 갖췄다. 싸지는 않다. 하지만 정말 훌륭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무거울 필요가 있나? > $4,199

 

Sansui BA 5000 파워 앰프

 

일본에는 워낙 우수한 오디오 제조사가 많고 또 그만큼 명기도 많다. 그 중 산수이의 최고의 명기라고 하는 BA-5000 파워앰프이다. “일본제 오디오에서는 다시는 만들어질 수 없다”고 하는 일본인 유명 평론가의 찬사를 들었으며 현재 일본에서도 컬렉터즈 아이템 1순위인 귀한 기기이다.

 

이 기기를 설계, 제작했던 산수이의 전설적인 기술자는 “내가 설계한 많은 앰프 중에서 내 인생을 대표할만한 앰프” 라고 말하면서 “평생을 두고 사용 할 수 있도록 꼼꼼히 손 보았다” 고 말했다고 한다. $2,399.99

 

Empire 698 Turntable

 

엠파이어에서 당시 발매된 98시리즈는 모두 5종류가 있다. 하급기부터 고급기 순으로 298, 398, 498, 598, 698 이 출시되었는데, 이 중 가장 인기가 있었던 모델이 598이다. 598 모델은 이후 계속 개량되어 598MK II, 598MK III까지 출시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모델이었다. EMT, 가라드 등에 비해 가정용으로 만들어진 턴테이블로 일반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다.

몸체와 동일한 색으로 마감되어 있는 심플한 형태의 알미늄 다이케스팅 플래터는 언제 보아도 멋지다. 엠파이어의 98 시리즈는 외관뿐 아니라 내부의 진동방지가 우수하여, 이후 출시되는 턴테이블의 바이블과 같은 영향을 주게 된다. 698은 598의 고급형으로 일부가 금장도금이 되어 있는 모델이다. $750.00

 

Leak TL 12 Plus

 

영국의 진공관 앰프 제조사로 왜율을 0.01%로 낮춘 Point-One 프리앰프로 유명해졌다. 파워 앰프는 안전 설계와 긴 수명을 자랑하며 내부 부품 및 배선 정리가 아주 잘 되어 있으며 디자인도 좋다. 유명한 QUAD사와 경쟁관계에 있던 회사. 특히 TL/12 Plus찰랑찰랑하고 맑은소리가 일품. $999

 

Snell Acoustics, Type D

 

미국의 피터 스넬에 의해 설립된 스피커 제조사. 독특한 측정 방식으로 음향설계가 독특하다. 정 방향이 아닌 여러 각도의 측정치를 참고하여 설계하는 독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특히 Type D는 3웨이 4 유닛의 위상 반전형 모델로 음상정위가 아주 뚜렷하다. 이미 취재하러 간 날 이 스피커는 <Hold>라고 메모가 붙어 있었다. 누군가가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며칠 후 다시 방문하였을 때는 <Sold>라고 바뀌었다.

 

Silverline Audio, Panatella

 

Panatella의 가장 최근 모텔은 Panatella III이 있다. 1996년 홍콩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민 온 Alan Yun이 설립한 Silverline Audio  (www.silverlineaudio.com)사가 바로 그 다음해인1997년 8월 첫 출고 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유명 오디오 리뷰지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주 고가 오디오파일용 스피커부터 옴 시어터 스피커 제품을 고루 갖추고 회사의 행보가 바빠졌다. 이 모델은 아주 무거워 사진 찍을 때 고생했다.

 

Micro

Coral 666 EX 카트리지

 

턴테이블을 써서 LP판을 들을 때는 반드시 턴테이블 바늘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카트리지라고 부른다. 음질을 결정하는 것이 바로 이 카트리지 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개당 10여 불부터 몇 천 불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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