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9월 22, 2020
Home Culture/Art Interview with people of culture and art 석필원의 필그림 합창단, 부활하다!

석필원의 필그림 합창단, 부활하다!

 

 

사진이덕일/코리안 뉴스

 

석필원난 그를 이렇게 말한다밴쿠버에서 석필원을 모르면 밴쿠버 이민자가 아닐 것이다.

 

다른 교민지에서는 그에 대한 기사가 자주 실렸지만 난 지금까지 그와 정식으로 만난 적은 없었다그래서 그를 인터뷰 한 적이 없다하지만 항상 언젠가는 인터뷰를 해야지’ 하고 별렀던 인물 중 하나이다이번 만남은 필그림 합창단의 부활을 알리는 아주 짧은 만남이기 때문에 그를 더 자세히 알 순 없었다하지만 이젠 그를 가까이에서 그리고 언제 시간이 허락되면 길게 얘기 나눠 코리안 뉴스 독자들에게 그를 전할 계획이다왜냐하면 그에게선 삶의 깊이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감각적으로 (기자로서그에게서 나올 얘기가음악이외에도– 많다는 것을 감지했기 때문이다그가 나를 거절하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작년 코리안 뉴스에 실렸던 가온 합창단을 기억할 것이다가온 합창단 단원의 일부를 30년 전통의 필그림 합창단이 흡수해 부활했다필그림 합창단을 이끌던 석필원 지휘자는 다른 많은 음악 활동으로 시간적 여유가 없어 합창단은 2007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정기 공연을 갖지 않아왔는데 얼마 전 가온 합창단을 이끌던 김규태 단장과 만나 쾌히 가온 합창단을 흡수하여 필그림 합창단의 이름으로 부활시키기로 합의를 본 것이다.

 

이제 둘째마저 결혼해 독립해 나가면 시간적으로 여유 있는 삶이 시작됩니다이젠 마음껏 음악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6월 현재약 45명의 단원이 있는데 가온 합창단 소속이었던 20여명과 필그림 합창단 소속 10여명 그리고 새로 입단한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항상 그래왔지만 필그림 합창단은 수준 있는 곡을 위주로 공연함으로써 단원들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석필원 지휘자는 말했다.

 

그는 트럼펫을 전공했다지금은 트럼펫이 그리 인기는 없다하지만 7-80년대 한국에서는 동네에 적어도 한두 명은 저녁노을이 질 때면 옥상에 올라 트럼펫을 불어 동네 여인네들의 마음을 메이게 했던 인물들이 있었다뭇 남성들의 시기를 한 몸에 받았음은 물론이다난 시기하던 무리 중 하나였다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어서도 유독 트럼펫 주자들의 음악을 자주 듣게 된다유명한 재즈 트럼펫 주자 마일스 데비즈루이 암스트롱연주할 때면 마치 맹꽁이처럼 양 볼에 바람을 잔뜩 넣은 우스꽝스러운 모습 때문에 디지(Dizzy-현기증 나는)라는 별명을 얻었던 디지 길레스피(Dizzy Gillespie), 마일스 데비즈가 밴쿠버에서 공연 하는데 그의 허락도 받지 않고 바로 그 무대에 올라 즉흥 협연을 함으로써 난리를 폈던 당시지금은 클래식을 겸비한 유명 재즈 트럼펫주자가 된– 재즈계의 신인이었던 윈튼 마샬리스그리고 요즘 최고의 인기를 받고 있는 크리스 보티까지 수십 장의 음반을 구해 듣고 있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마일스 데비즈의 트럼펫이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습니다무엇이 다른 이들과 다릅니까?” 평범한 질문이다그가 답하면 좀 더 다른 질문으로 나가려고 했는데 이런 얘기는 시간을 갖고 나중에 합시다.”한다. ‘그래 이런 얘기는 소파에 앉아 두런두런 나눠야할거야.’ 그의 답을 듣기 위해서라도 나중에 추가 인터뷰를 해야겠다.

 

클래식을 연주하는 공연을 가게 되면 마치 내가 이 음악을 알고 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연주가 끝나기가 무섭게 박수를 쳐대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그래서 석필원 지휘자는 교민들이 음악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특히최근 울산시향과 서울시향 공연에서 중간에 박수를 친 예를 들었다. “악장과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습니다연주자들은 전곡을 잘 연주할 수 있도록 미세한 감정의 차이를 공연 내내 갖고 있는데 이 미세한 감정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교민들이 이 사실은 꼭 알았으면 한다고 한다. “유럽에서는 연주가 다 끝나도여운을 느끼기 위해– 얼마간 있다가 하나 둘씩 박수를 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그의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서울 시향의 연주가 끝나고 공연 리뷰에서 난 그 얘기를 이렇게 썼다.

 

차이코프스키 연주 중에 3악장 끝나고 잘못 박수가 나갔지만 이해해 주길 바란다몇 년 만에 처음 클래식 공연을 온 이도 있을 것이고 난생 처음 온 이도 있을 것이다많은 관중들이 한국에서 공연오니 무조건 온 분들도 있을 것이다. 3악장 끝은 거의 마지막 악장 같은 맞춤세여서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을 잘못했는지음악을 아는 사람들도 간혹 실수할 만하니 이해해 주길 바란다. <비창끝나고 앙콜을 외치지 않은 것만으로 라도 다행으로 알고 : ) 적어도 오늘 우리에겐 클래식이 그리 심각한 음악이 아니었고 한인 축제 마당이었으니까.

중략

나야 음악 전문가가 아니다그와 그가 이끄는 팀의 공연 실력을 리뷰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그의 공연으로 마음이 가득 채워졌다면 우리의 마음을 이해할까공연을 보고 나오는 한인들이 미소를 머금었다면 대답이 될까이들의 미소와 마음으로 나의 공연 리뷰를 대신하고자 한다.

 

클래식은 백인들의 음악이었다아직도 많은 부분 백인들이 주도적으로 운영한다하지만 이젠 동양인들의 침입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흑인 가수가 오페라에 서도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옛날엔 감히 상상도 못한 일이다마찬가지로재즈는 뼛속까지 흑인들의 음악이었다하지만 요즘의 고급화된 재즈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싫어하지만– 백인/히스패닉/동양인들의 음악으로 바뀌었다지지와 비난을 동시에 받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나는 가수다>라든지 <보이스 코리아>, <K-POP스타같은 음악 프로그램이다난 이 프로그램에서 우리가 받는 가장 큰 선물은 우리 대중음악의 재발견이라고 생각한다내가 그리도 무시했던 우리의 대중음악을 편곡이라는 마술의 옷을 통해 멋진 곡으로 부활시켰고 한국 가수를 무시하고 팝송 가수만을 쫒았던 나에게 그 한국 가수가 얼마나 좋은 가수였는지 일깨워 줬다.

 

달리 부활인가뉴스에 대한 소비가 존재하는 한 종이건 이건 전달 매체 또는 수단은 2차적 의미를 가질 뿐이다사람은 뉴스를 찾게 된다마찬가지로 음악 없는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음악은 내 에너지의 원천이다. 그러니 내 삶에 대중음악이 클래식의 형태로 아니면 클래식이 좀 더 친숙한 대중적인 형식으로 다가 온들 큰 차이가 있을까싶다대중적인 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전통의 모습으로 바뀌고 다시 그 전통은 다른 대중적인 모습의 견제를 받게 되는 게 인생인 것을

 

그는 분명 클래식 음악을 위주로 운영할 것이다그와의 짧은 만남에서도 이를 느낄 수 있었다하지만 그가 대중음악에도 관심을 가져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교민과 30년간 함께해왔던 필그림 합창단은 음악적으로 이미 일정 수준에 달했을 것이다필그림 합창단은 다른 합창단과는 달리 이런 음악적 포용심이 클래식에만 국한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다왜냐하면 그가 만지는 대중음악은 이미 클래식 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리고 그의 클래식은 이미 우리와 30년을 함께 해왔다그래서 필그림 합창단은 더 이상 그의 합창단이 아니다우리 합창단이다.

사진필그림 합창단을 지휘하는 석필원 지휘자. (사진 맨 위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연습한다단원과 함께 찰칵. (사진 위 왼쪽김규태 단장 그리고 석필원 지휘자 (사진 위 오른쪽)

 

석필원/ Peter Pil Won Suk 약력

 

1951년 서울출생

1976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트럼펫전공)

1976-1982년 국립교향악단, KBS 교향악단 단원(트럼펫주자)

1975-1982년 서울윈드 앙상블 수석 트럼펫 주자

1976-1982년 강릉국립대학관동대학군산국립대학추계예술대학 강사 역임

1982년 캐나다 밴쿠버 이주

1986년 캐나다 BC주 문화부 장관상

1982년 한카문화협회 소속 한인합창단 및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1986현재 엑스포 행사이후 명칭을 필그림 합창단으로 변경필그림 합창단 및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2000년 국무총리 단체표창수상

서울 내셔널 심포니 오케스트라 예술감독 역임

2003년 아시안 헤리티지 재단 공로상 수상

2005년 대한민국 국민포장 수상(2005년도 재외동포 포상)

밴쿠버 오페라단 Pacific Rim 자문위원 역임

, Pacific Coast 음악 학교 교장

밴쿠버 한인 청소년 심포니 오케스트라 Music Director & Conductor

필그림 합창단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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