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11월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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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의 음악세계 14회

쓴소리 단소리 (4-a)

 

밴쿠버의 음악환경을 음악교육적관점에서 보는 차례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풀어가기전 우리는 “음악교육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잠시 이야기를 해야한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음악교육을 정서교육이라고 생각하는듯 하다. 틀린 이야기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그렇다고 맞다고 이야기하기에는 그 음악교육이 가진 가치가 너무 작다. 단순히 정서발달때문에 음악을 한다면 굳이 음악을 배울필요는 없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 정서(?)는 꼭 음악이 아니더라도 명상이나 여행등 다른 통로로 충분히 발달시킬수 있지 않나.

보다 한발자국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보자. 우리의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음악이 정서에 좋다는 주장이 과학적으로 또 논리적으로 증명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 지난 50-60년간 수많은 음악관련 연구자료와 논문을 봐도 그 흔한 ‘정서에 좋다’는 설을 뒷받침할만한 단 한건의 자료도 없었다. 그저 우리의 비과학적인 추측일뿐 정확한 것이 아니다. 독자들의 일부분은 이런 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을수 있다. 충분히 이해한다. 다만, 맞다고 주장하고 싶으면 증명할만한 자료와 근거 또는 사례를 제시했으면 한다. 나 역시 그주장에 대해 매우 궁금하고 구체적으로 알고싶다.

‘음악은 정서에 좋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밝혀지지 않은 그저 우리의 추상적인 생각이고 희망이다. 먼저 ‘정서(Aesthetics)’라는 말자체가 무엇을 구체적으로 의미하는지 매우 모호하다. 반면, 뇌과학적으로, 사회문화적으로 또 교육-정신심리적(Educational-Psychology)으로 음악이 가진 가치는 명확하다 (아마 정서와 정신심리를 사람들이 혼돈하는 것은 아닐까?). Neuro-Science라고 하는 ‘뇌과학’계에서는 지난 수년간 음악활동이 인간의 뇌인지능력(Brain Development/Cognition)향상에 미치는 커다란 영향에 대해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했으며 많은 과학자들이 음악활동이 인간에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그것의 폭과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끊임없이 연구중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러 관련 연구결과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면을 통해 소개하겠다.)

사회문화적으로는 굳이 학계의 연구결과를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수 있다. 2002년의 월드컵열기의 중심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짧은 멜로디와 리듬이 있다. 국민들을 움직인것은 축구였지만 그것 마음을 한곳으로 모아 담아낸 것은 음악이었다. 비슷한 사례로 영국 축구경기장을 가보면 홈팀의 응원가가 요란스러운것을 알수 있다. 홈팬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는 것이다. 국가, 군가, 교가등의 목표 역시 다름이 아닌 사람들의 마음을 한곳으로 모으는데 있다. 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사람은 이문세의 노래로 90년대는 ‘서태지와 아이들’ 로 서로 통한다. 더 설명이 필요하나. 음악이 가진 사회문화적 기능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우리가 경험을 통해 잘 아는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교육-정신심리(Educational-Psychology)이다. 교육심리에는 여러가지 많은 분야가 있다. 그중 필자는 동기, 자존감, 자신감, 그리고 사회건설적 학습(Social Constructivist Learning)에 커다란 가치를 둔다. 음악은 학생의 배움에 대한 동기의식, 자존감과 자신감 향상 그리고 협동정신과 사회건설적 학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음악을 단순히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음악교육자가 “어떻게”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지도하느냐가 핵심이다.)

그외 음악은 정치적, 사회과학적, 그리고 여러 철학적 관점에서 큰 의미와 여러가지 가치가 있다. 여기서 모든 것을 나열하기엔 지면은 물론 필자 역시 지식과 경험면에서 많이 부족하다. 음악이 가진 수많은 교육적 혜택들 중 필자는 개인적으로 교육심리적, 사회문화적, 그리고 뇌과학적 분야에 큰 중점을 둔다. 이런 가치들을 밑에 두고 음악을 배우는 a) 학생의 입장과 음악을 가르치는 b) 교육자의 입장에서 밴쿠버음악환경이 가진 장점을 열거하고자 한다.

 

a) 학생입장에서 보는 장점 3가지

1. 악기를 어렵지 않게 구할수 있다.

             음악을 할때 일반적으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악기구입문제이다. 예전에 검도가 건강과 정신수련에 좋다고 해 시작한적이 있다. 하지만 호구값($1000)이 너무 부담스러워 3개월만에 그만둔 기억이 있다. 검도장비는 보통 1000불 정도면 구입할수 있지만 악기값은 일반적으로 이보다 더 비싸다. 돈없으면 음악을 못한다는 말은 사실이다. 1000불이 일반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액수임은 분명하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고 해도 자녀가 음악을 좋아할지 싫어할지 확신이 서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큰 돈을 지불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러나, 밴쿠버와 그외 북미지역이 유럽이나 아시아지역보다 좋은 점은 악기를 값싸게 대여할수 있다. 물론 악기의 상태에 따라 렌트비는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한달에서 $10에서 $30이면 제법 괜찮은 악기를 빌릴수 있다. 또, 리스(Lease)라는 계약기간도 없다. 또, 빌리고 있는 악기가 맘에 들어 구입하고 싶으면 그동안 지불했던 렌트비를 구입가격에서 정확히 차감해주기도 한다. 얼마나 좋은 제도인가.

             물론 $10-30이 경우에 따라 어떤 이에겐 크게 부담스런 액수일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이 담배 또는 커피를 끊으면 자녀는 충분히 음악을 시작할수 있다. 돈때문에 악기를 구하지 못한다는 말은 밴쿠버에서 크게 통하지 않는다.

2. 공교육속 음악교육…아쉽지만 그래도 불꽃은 살아있다.

             지난 10년간 광역 밴쿠버는 음악과 체육등 여러과목이 없어질 위기라며 크게 소란스러워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음악과 체육교육은 10년전과 비교해 매우 후퇴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다만, 한국이나 미국과 비교해 보자. 한국의 경우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음악교육이 공교육에서 거의 사라진 것은 여러분들이 더 잘알지 않나. 미국의 경우 필자가 예단할수는 없으나 직접 뉴욕과 뉴저지주 교육현장에서 교사로서 경험한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음악교육이 캐나다보다 비교적 더 사교육화 되어 있는 것으로 필자는 본다. 음악교육을 위해 적잖은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것이 미국의 음악교육현실이다.

             앞서 이야기했듯 밴쿠버 공교육내 음악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필자가 지난 2007년부터 근무하고 있는 델타지역의 경우 초등학교 음악교육수준은 거의 엉망수준이다. 음악수업이 없는 학교들이 대부분이고 중고등학교의 경우 음악교육이 거의 사라질 위기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음악교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악이 공교육에서 점점 사라지는 현상은 광역밴쿠버시내 타지역도 크게 달라 보이진 않는다.  

             위기감을 느꼈던 것일까. 올해부터 델타지역은 초등학교 7학년 과목중 음악(밴드부)을 전면적으로 필수과목으로 선정해 실행중이다. 결코 쉽지 않은 파격적인 결정이다. 물론 지난 2-3개월간 크고 작은 부작용이 있긴 했으나 공교육내 음악과목의 불씨를 살렸다는 사실에 큰 점수를 주지 않을수 없다. 학생입장에서 돈이 들어가는 사교육이 아닌 공교육에서 음악을 통해 필자가 앞서 길게 설명한 여러가치들을 경험하고 배운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다. 교육청, 교육감 그리고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많은 이들이 이 위기상황을 그나마 인지하고 변화를 모색했다는 점에 필자는 감사한다.    

3. 음악활동의 기회가 가까운 곳에 있다.  

             필자가 밴쿠버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말하는 아름다운 풍경 또는 자연이 아니다. (솔직히 자연환경에 그닥 큰 관심이 없다.) 우리가 이곳에 살면서 정말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주민들이 예체능을 접할수 있는 “커뮤니티센터”다. 물론 전면 무상서비스는 아니지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할뿐 아니라 시간표를 꼼꼼히 보면 $1~2불에 서비스를 이용할수 있는 시간대가 제법 많이 있는 것을 알수 있다. 분명 감사할 일이다.

              요즘 레크레이션 센터(커뮤니티센터)를 보면 과거보다 음악교육환경이 더 좋아진 것을 알수 있다. 각종 악기를 배울수 있는 기회는 물론 어느수준에 도달하면 밴드나 합창단에 가입해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제법 있다. 또, 비서양권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필자는 음악과 체육을 통해 우리의 다문화사회가 더 성숙될수 있다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공연을 할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밴쿠버의 커뮤니티센터는 음악을 배우고 경험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사회음악적으로 매우 값진 곳이다.    

             단순히 배우고 사람들 앞에서 연주할수 있는 기회만을 주는 것이 아니다. 양로원, 사회문화행사, 그리고 기금마련등 여러 사회가치적 기회를 제공함으로 음악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발휘하고 또 경험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음악은 음악자체를 위한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문화적 가치를 경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중요한 것을 본인이 조그만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쉽게 경험할 수가 있다.

-계속-

 

*** 벌써 2012년 임진년이 어느덧 저물어갑니다. 여러분께서 보내주시는 많은 사랑과 관심 늘 감사드립니다. 늘 행복하시구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3년 계산년 더 낮은 자세로 여러분 찾아뵙겠습니다.

 

이상준

 

홈페이지: www.jonleemusique.com
이멜: jonleemusiqu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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