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10월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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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어떤 남자가 존노?

글: 이덕일 기자/ 코리안 뉴스

극단 하누리의 올해의 연극 <논두렁 연가>의 막바지 총연습을 보기위해 방문했다. 복도에 들어서자 쩌렁쩌렁 경상도 사투리가 들린다.

“성배 몬가게 하는 조은 방법비 생각나-따. 니 함 드러볼래?”
“그래 어떤 남자가 존노?”

코퀴틀람 고층아파트의 회의실을 빌렸다는데 이렇게 크게 떠들어도 괜찮을까 생각도 들었고 저렇게 몇 달을 소리 질렀는데 목은 괜찮을까 걱정도 됐다. 이번 연극은 특별한 몇 가지가 있다. 지금까지는 한국에서 연출이 밴쿠버로 와서 공연을 올렸지만 이번엔 극단 하누리에서 경력을 싸왔던 김현석씨가 전적으로 맡았다.

“1시간 36분” “ 총 걸린 시간이 1시간 36분이야. 좀 더 길어야해.” 연습을 마친 후 김현석 연출이 말했다. 그리곤 각 배우에게 조목조목 연기, 대사, 무대에서의 방향에 대해 지적하고 의견을 말한다. 하누리에서 잔뼈가 굵었으니 한솥밥 먹은 다른 배우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 것이다. 그의 지적은 가장 정확했을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로 이루어진 팀이다. 6명 중 4명이 모두 20대이다. 무대에서의 움직임이 에너지가 넘친다. 배우는 배우인가 보다. 에너지 넘치는 모습은 간곳없고 할배, 할매분을 한 젊은 배우들이 영락없는 노인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또 무대가 부산이기 때문에 경상도 사투리를 써야하는데 경상도 말씨는 어찌 잘 구사하는지……. 친할머니역의 정훈희씨는 “하누리에서 지난 몇 년 사이에 올린 연극에서 전라도, 충청도 사투리로 이미 공연했고 올해는 경상도 사투리예요. 간혹 헷갈리기도 하지만.”라고 말했다. 이젠 사투리라면 자신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이번 공연배우 어느 누구도 경상도 출신이 없다고 한다. 내가 듣기에 토박이처럼 잘한다 싶으니 거의 완벽하다.

1시간 30여분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닌데 금방 지나간 듯 연극의 내용에 푹 빠져 있었다. 어느새 난 내가 한국에 남겨두고 왔던 가족들이 생각났다. 15년을 밴쿠버에서 살면서 가장 마음 아파했던 부분이 아니던가? 부모를 등지고 밴쿠버로 와야 했던……. <논두렁 연가>는 우리 이민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우리가 이곳으로 이민 옴으로써 중요한 누구인가를 한국에 남겨두고 온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논두렁 연가>를 보게 될 밴쿠버 교민들은 아마 그동안의 이민 생활을 돌이켜보게 될 것이다. 연극 중에 5년 전 선교 간다고 훌쩍 아프리카로 떠난 자식한테 전화 오는 장면이 나온다. 한 달에 한번 올까말까 한 전화를 서로 받으려고 전쟁을 치루는 장면이다.  우린 혹 문안 전화에 너무 인색하진 않은가?

<논두렁 연가>는 아주 따뜻하다. 그리고 사랑스럽다. 할비 할매도 그렇고 노총각 성배과 간호사 은정도 얼마나 정겨운지 모른다.

따뜻한 힐링연극 <논두렁 연가>의 내용은 이렇다.

할머니 주름처럼 논두렁 깊게 패인 부산시 고촌리에 노총각 성배의 할매, 할배, 외할매, 외할배가 옹기종기 모여산다. 농협자산 관리회사에서 근무하는 성배는 세네갈로 선교를 떠난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일요일마다 고촌리로 찾아오고, 할배, 할매에게 성배가 찾아오는 일요일은 세상사는 유일한 낙이다.

그러던 어느 목요일, 성배가 갑자기 찾아와 승진발령을 받아 LA로 떠난다는 소식을 전한다. 성배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고, 할배, 할매들은 이대로 성배를 보내면 다신 못 볼 것만 같다. 결국 할배, 할매들은 머리를 맞대고 성배를 붙잡을 아이디어 하나를 내는데 … 바로 고촌리 의료원 간호사 은정과 성배를 엮어주는것! 가정이 생기면 쉽게 떠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성배와 은정을 엮어주려는 할배, 할매들의 기막힌 작전이 시작된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다. 6명의 출연자 보다 더 중요한 출연물이 있다. 바로 경운기이다. 극에서의 갈등과 문제를 해결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야 경운기를 어디에서나 구할 구 있지만 밴쿠버에서 어떻게 구하냐 말이다.

궁금하시죠? 난 알고 있지만 거기까진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공연장에 가서 직접 확인하세요.

극단 하누리 “논두렁 연가”

날짜: 2013년 10월 3일, 4일, 5일
시간: 목요일 (7:30pm) , 금요일 (4:30pm & 7:30pm) , 토요일 (4:30pm & 7:30pm)
장소: Shadbolt Centre for the Arts (James Cowan Theatre)
주소: 6450 Deer Lake Ave. Burnaby, B.C
연출: 김현석
출연:    강성배역(손자): 신만재
          강헌종역(친할아버지): 박상엽
    김미정역(친할머니): 정훈희
    노민재역(외할머니): 윤시나
    김현태역(외할아버지): 황준필
    윤은정역(손자며느리): 장진영

사진: 막바지 총연습을 하고 있는 하누리 극단 출연자들. 연극은 관객과의 의사 전달이 맨 목소리로 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나 목청 높여 연습을 한다. 이날도 연습하는 소리가 아파트가 떠나갈 정도로 쩌렁쩌렁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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